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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쿠스코 비니쿤카 무지개산에 가다! 지옥의 고산병과 함께..

지향하다 2023. 6. 2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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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쿠스코에서 비니쿤카를 여행하면 꼭 들러야 할 관광지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인생샷으로 유명한 곳으로,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무지개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니쿤카는 케추아어로 일곱 색깔 산을 의미하며,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도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100곳' 중 하나로 선정한 곳입니다. 이곳의 고도는 4,477m로, 미국의 휘트니산(4,421m)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여 그 높이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 관광사를 이용하지 않고 현지에서 가격을 협상하며 여행했는데, 현지에서 만난 윌이라는 친구가 좋은 여행사를 소개해 준 덕분에 비니쿤카 코스를 소개받았습니다. 일정은 해당 코스의 순서대로 진행되었으며, 아침에 집합하여 미니 밴으로 이동했습니다. 고산병으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미리 약을 복용한 후 출발했습니다.


도착하면 인디오 마부들과 말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80솔을 지불하면 편안하게 말을 타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저는 걸어 올라가지 않고 말을 타기로 결정했는데, 동영상과 후기를 보고 난 후 걸어 올라가기에는 꽤 힘들 것 같다고 판단하여 말타기 비용을 미리 추가하였습니다. 말을 타지 않았다면 아마 비니쿤카를 구경 조차 못 했을겁니다.


말을 타면서 여유롭게 자연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경로 중간에는 꽤 험한 구간도 있어 사진을 찍기가 무서웠습니다. 한국에서 말을 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말타기와 걷기를 선택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걷어 올라간 사람들은 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서서히 예전에 책과 영상에서 보았던 그 광경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옷은 가장 현지인처럼 입었는데 만원 주고 산 가방은 하루 메고 한쪽 끈이 떨어져서 힙색처럼 메고 다녔다는 썰입니다. 기온차가 심해서 옷을 3~4겹 껴입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말이 끝까지 데려다 주진 않습니다. 이런 계단 부터는 혼자서 올라가야 하는데, 저는 그냥 네 발로 기어갔습니다. 고도가 높아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습니다. 

 

기어가는 내가 너무 힘들어보였는디 지나가던 페루 친구가 날 도와줬다. 자기 지팡이를 짚고 가라고. 참 친절한 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치얼업 치얼업 이야기를 해주었다. 물론 나만 기어갔던 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기어서 올라갔다. 

 

 

...?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예쁜 독사진은 정말 찍기 힘들었습니다. 

하산 = 죽음

 

하산하는 순간부터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아 이게 진짜 고산병이구나. 고산병을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내려가는 길이 말을 타고 내려간게 아니라 말에 실려내려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속이 뒤집어지고 타오르듯했습니다. 

 

도심으로 가는 벤에 타서는 나만 죽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장기가 뒤틀리고 누가 내 뇌를 망치로 두들긴 기분이었습니다. 

심지어 도심으로 나가는 길이 구불한 산맥이어서 도저히 참지 못한 저는 가이드와 기사님에게 

 

"플리즈...스탑 버스....올 깁미 플라스틱 백..."

 

벤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내 한 마디에 난리가 났습니다. 옆 자리에 있던 홍콩 언니는 타이거밤을 내 얼굴에 발라주고, 가이드도 무슨 액체를 얼굴에 발라 주었습니다. 눈도 뒤집일 것 같았는데 정신줄은 잡아야 해서 펜잘 두 개와 고산병약, 위장약을 털어넣고 벤에서 기절했습니다. 투어에 포함되어 있던 점심은 당연히 패스했죠. 대신 가이드가 따뜻한 차를 가져다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곳이고 평생 기억에 남을 곳이지만 고통을 감당할 사람만 가는 곳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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