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걸어서 국토대장정

걸어서 국토대장정 17일차 양산시 원동면에서 부산 사상구로 / 부제 : 멘탈의 붕괴

지향하다 2021. 5. 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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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8

#국토대장정 #국토종주

17일차가 시작됐습니다.

 

 

아침은 어제 저녁 먹었던 곳에서 떡국을 먹고 떠났어요.

맛은 쏘쏘. 맛보다는 최대한 겹치지 않게 음식 사먹는게 더 중요했어요.

 

 

원동면.....

 

 

 

고즈넉한 곳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아침의 습기기운을 받으며 오늘도 목적지를 향해 달려갑니다(X) 걸어갑니다(O). 컨디션이 역시나 회복되지 못했어요. 몸이 아프다기보다는 고지가 앞이다보니 지금까지의 피로도가 확 밀려오는 기분이었죠.

 

 

 

처음으로 가방이 무겁게 느껴졌어요.

처음에 배낭 쌀때는 8kg 정도였는데 그 뒤에 뺄 수 있는건 전부 빼고, 버리고해서 5kg 까진 만들어서 들만했어요. 그마저도 무겁게 느껴졌으니 체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겠죠 ㅠㅠ

 

 

 

 

#다리가만들어지는과정

제 국토대장정 베스트 컷 중 하나에요.

블로그 놀러오신 여러분한테만 살짝 보여드릴게요.

 

 

 

이거에요.

우유니사막도 안부러울 투명한 느낌


 

 

국토종주 끝에서 두번째인

#양산물문화관 이 얼마남지않았어요.

 

 

 

 

후반으로 갈 수록 걷고 있는 긴 영상을 가지고 싶더라구요. 전에 블로그 글 중에서 제 시선으로 동영상 촬영한게 느낌이 좋아서 이번에도 찍어봤어요.

 

양산물문화관인증센터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 물금리 631-1

 

 

#양산물문화관인증센터 도장 꾹!

여기까지 오는데도 상당히 지치더라구요.

오늘 부산까지는 가야하는데....

갈 수 있겠죠?

 

 

 

부산과 가까워질수록

현대적인 건물들이 보기기 시작했어요.

커..커피가 땡긴다....

 

 

 

 

 

 

제가 걸은 이 아름다운 거리는 부산 옆에 있는 낙동강이에요. 무슨 공원이었는지 이름은 까먹었어요.

하지만 가을 낮 한강처럼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너무 거창하진 않을까?

하며 맡겼던 나의 국토대장정 깃발.

 

서울에서 처음 출발할때는 살짝 부끄러웠지만 한번도 집어 넣진 않았어요. 아킬씨도 깃발 달고 다녔는데 나만 관종이 아닌것같아서 좋았어요.

 

세상을 바꾸진 못해도 좋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이에요 ㅎㅎ

 

드디어 부산 국토종주 이정표가 나왔습니다.

낙동강하굿둑까지 21.5km 남았다고하네요.

 

부산에 오니깐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아 갑자기 생각났는데 국토대장정 하면 사람들이 코로나 걱정을 많이하시더라구요.그럴 걱정할게 없는게 하루 웬종일 사람 1도 없는 시골길을 걷고,, 국도 차다니는 곳 옆길 걷고 산길 걷고 이래서

 

식장 사장님이나 숙소사장님들? 빼면 사람 마주칠일이 거의 없었어요. 물론 그외의 작은 마을이나 읍내에서는 무조건 마스크 썼구요!

 

사실 요즘 코로나는 거의 러시안룰렛아닌까요...

 

 

걷다보니 부산 어느 지하철 아래에 오게 됐어요

 

도시냄새 난다...

 

 

구포역에서 12km정도 남은 시점에서

배가 고파 둘다 식당에서 먼저 밥먹고 가자고해서 근처 식당으로 들어갔어요.

 

 

가격도 저렴쓰하고!

사장님들도 친절하셔서 맛있게 먹고 나왔습니다 ㅎㅎ

 

대박추어탕 돌솥밥 재첩국

부산광역시 북구 낙동대로1694번길 26 1층

 


부제 멘탈의 붕괴 이야기

 

저녁을 먹고 한시간쯤 걸었을까요.

일기예보대로 바람이 불고, 비가 오기시작했어요..

 

이미 오늘 30km 걸으며 지칠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를 4km를 남겨둔 상황까지 왔어요.

전 블로그 글에서도 말했지만 앞의 30km보다, 40km보다 마지막 4km가 진짜 힘들어요.

 

근데 오늘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힘든 날이었어요.

부산에 왔는데 왜 걷고있지? 라는 생각이 한번 들면서 밤에 비맞는것도 서럽고 왼쪽에 도시의 차들이 쌩쌩지나가는데 왜 타면 안되지? 왜지? 라는 생각을 30분 가량했어요.

 

이 답답한 마음에 발걸음은 점점 처지게 되고 알 수 없는 짜증과 우울감 때문에 흐느껴 울었어요. 우는건 들키기 싫어서 아킬씨에 먼저 가라고 했지만 괜찮다며 뒤에서 걸어주시더라구요.

 

 

얼마나 심술이 나고 쌤통이 나면 저렇게 걸을까요 ㅋㅋ

울어서 눈은 팅팅 붓고 비는 맞고있고 끊임없는 이어지는 생각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어요. 이러다가 걷는게 싫어질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였어요. 내일 마지막 날이 남았는데 무너지긴 싫었어요. 그래서 결국 3km 남은 지점에서

 

버스정류장에 앉아 아킬씨에게 전 택시타고 가겠습니다.

라고 말했어요. 아킬씨는 남은 거리 걸어가겠다라고 했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주기로했어요.

 

아킬씨가 떠나고 전 택시를 잡으려고 했어요.

숙소 이름은 외웠고, 택시를 타야하는데 택시가 15분이 지나도 절대 안잡히는거에요..하필 핸드폰 배터리도 나가서 카카오택시나 지도를 볼수도 없는 상황이었죠.

 

또 비 폭풍 맞으면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아주머니 두분이 걸어오셔서 "죄송한데 카카오택시나 핸드폰 지도 좀 빌릴 수 있을까요? " 라고 물었어요.

" ㅇㅅㅇ 우린 그런거 모르는데 아가씨 어디가는뎅!"

"저 짝모텔이라는 곳에 가야합니다ㅠㅠ후에에엥"

 

"엉~~ 거기~~그 무슨 롯데마트 옆이잖어~

저 버스 타고 가면 돼~~~"

하시며...제 손을 잡고 버스를 같이 타버렸어요.

그리고 막 핸드폰으로 검색해보시면서 회의하시더니

"지금이야! 여기서 내렷!!" 하셔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내렸어요. 숙소에 도착해서 따뜻한 물에 샤워하니 폭풍같던 마음이 진정이 되더라구요. 아킬씨는 숙소 오다가 비바람에 휘청해서 넘어졌다던데 ㅠㅠ

얼마나 고생했을까요. 대단해요.

 

내일은 국토대장정의 마지막 날이네요.

많은 생각이 드는 날이지만, 녹초가 된 몸 탓인지 금방 잠들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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