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나의 첫(처음이자 마지막)
걸어서 국토대장정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다!
왜 시작하게됐는가?
20살부터 쉬지 않고 일을 해왔고, 25살까지 끊임없이 뭔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2020년은 생각보다 여유로운 시간이 많았다. 온라인으로 하는 업무특성도 있고, 앱도 만들어보고, 코로나 때문에 일부러 나가지 않으려는 것도 있었다. 한마디로 집순이 나태지옥에 빠지기쉬운 환경이었다.
블로그에 남미여행 갔다 온걸 기록하면서 그당시 기억에 젖어있었는데 '해외는 못가도 우리나라는 갈 수 있잖아?'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2년전 내 버킷리스트는 걸어서 국토종주 해보자! 였고 잊고있었던 버킷리스트를 나의 나태지옥을 벗어남과 함께 이뤄보고자 했다.
코로나인데 괜찮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인데 괜찮냐고 질문했다. 물론 내가 출발할때는 굉장히 느슨한 상태였다. 일 확진자수도 3~40명대 였고, 국가에서 숙박대전까지 지원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들 있는 곳에선 무조건 마스크를 썼고 방역수칙은 철저하게 지켰다! 다녀와서도 몸에 이상 무!
솔~~직하게 말하면 하루에 만나는 사람이 정말 몇 안됐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거의 대부분 논밭을 걸었고, 국도나 차도를 걸었다. 여행이 아니라 걷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 마주칠 일이 없다. 내가 오늘 하루 서울 지하철에서 마주친 사람이 국토대장정하면서 마주친 사람보다 많을 것이다.
일 안하세요?
출발하기전 유독 바빠져서 해야할 일이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데 다 미루고 출발 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지친 몸뚱아리로 숙소에 있는 PC로 일을 끝낸 적도 있고, 컴퓨터가 안되는 곳은 근처 PC방에서 일을 끝내기도 했다.ㅎㅎㅎ현재는 밀린 일 처리 하느라 두배로 더 바쁘다. 휴
같이 출발한 사람들은 휴직하신분, 퇴사하신분, 사업 접으신 분들이었다. 아마 일반 직장인 분들이라면 추후 시간이 여유로울 때 도전하면 좋을 것 같다.
왜 그렇게 힘들게 걸었어요?
이건 걷는 내내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이다.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왜 이렇게 힘들게 걷는지, 무릎이 나가도록 걷는지, 왜 포기하지 않는건지 끊임 없는 질문들과의 싸움이었다.
1. 시작했을때는 단순히 버킷리스트였고 간지나보여서였다. 솔직한 이유로 출발하기 전 이미 가족들이랑 친구들, 블로그, 인스타에 나 국토대장정 떠난다~라고 너무 많이 말했다. 포기하는게 쪽팔려서라도 계속 걷게된다.
포기하지 않는 꿀팁!
출발하기전 여러사람한테 말하기!
2. 더 강해지고 싶어서
스스로가 약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채찍질 하는 의미도 있었다. 이걸 이겨내면 뭔들 못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 자신감으로도 이어졌다. 사회에 나가서 더 당당해질수있고 쉽게 흔들리지 않음을 단련시켰다.
그리고 누가 뭐래도 난 뭐든지 할 수 있다.
3.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는 새로운 사람과 경험을 통해 나온다. 이번 국토대장정으로 따뜻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다. 특히 문경에서 만난 귀인을 통해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다시 새기게됐다. 누군가에겐 별 일이 아닐지 몰라도 나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귀인의 행동이 어떤 나비효과를 부르게될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4. 울기 위해
24살 남미배낭여행 이후로 아무 눈치도 안보고 애기처럼 엉엉 울어본건 2년만인 듯 하다. 그만큼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국토대장정이었지만 다 큰 성인이 이유도 모른채 엉엉 울 수 있다는 것도 큰 행운이다.
가서 아무도 없는 길에서 펑펑 울어라!!!!!
각종 눈물을 다 흘려볼 수 있다. 육체적 한계에서 오는 눈물, 정신적 한계에서 오는 눈물, 가족이 생각나서 나는 눈물 등등 이건 나랑 같이 걸었던 아킬씨랑 돌아가면서 눈이 퉁퉁 부었었다.
5. 마지막엔....
마지막에는 걷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기로했다. 내가 걸어서 우리나라를 종주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 있는 일이었고 힘들었기에 더이상 걷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말자는 것이었다. 내 스스로가 너무 잘 싸웠고, 이겼고 대견하기때문에 완벽하게 성공하지 못했다하더라도 충분했다.
걸어서 국토대장정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야, 나두 했어~~
야, 너두 할수있어~~
운동도 안하고 키 160에 발도 째깐한 여자가 했는데 너라고 못할까?
언니들, 동생들 여자도 할 수 있어~
대한민국에서 못할게 뭐야? 대신 호신용품은 챙기면 좋을 것 같아. 난 호루라기 챙겼다고 조롱당했어ㅋㅋㅋㅋㅋ
블로그나 인스타 아님 일기라도 그날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록하면 너무 좋아!! 매일매일이 다르다고 다 기억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지나면 사실 그 길이 그 길 같거든..... 국토대장정 하는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싶어서 블로그에 매일 기록했는데 가장 잘 한 것 같아:) 꼭 누구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날 위해서 쓰는게 가장 좋지
한마디만 더 하자면 발가락에 테이핑은 꼭 하자.
해보니깐 걸어서 국토종주 별거아니네~~
(매일 힘들다고 한 사람)
라고 할거야~~
나의 걸어서 국토종주, 국토대장정 이야기 끝~~~~!
그럼 전 밀린 여행블로그랑 일상블로그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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