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걸어서 국토대장정

걸어서 국토대장정 4일차 여주시에서 충주시 양성면까지 / 부제 : 마지막 언덕

지향하다 2021. 5. 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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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건 발에 테이핑 하기.

물집이 생각보다 여러 곳에 생길 것 같아서 미리 테이핑을 해놨습니다.

테이핑 할 때 주의할 점은 너무 세게 하지 말고, 또 자주 환기를 시켜줘야 합니다!

환기를 안 시키면 오히려 목욕탕에 불린 것처럼 하얗게 불어버려요😂😂

집에 있는 장갑을 챙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결국 안 챙겼는데

손이 시린 것보다 손을 보호해야 할 상황이 종종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다이소에서 싼 걸로 하나 샀습니다.

 

어제 묵은 곳은 소풍이라는 곳이었는데

사장님이 엄청 친절하셨어요! 배터리가 없어서

내부 사진은 없지만 여주 숙박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장소 첨부해드릴게요

 


그렇게 11월 5일 아침해가 밝았습니다:)

7시에 집합하여 숙소 바로 근처에 있는 가정식 백반집에 갔습니다.

주변에 그럴싸한 식당이 없어서 들어가긴 했는데, 흠... 네.., (별로라는 뜻)

 

 

반찬이랑 국이 이렇게 나와서 각 7천 원이었습니다.

맛은 괜찮았어요. 근데 이건 너~~~ 무 집밥 아닌가요ㅠㅠ

고기반찬 하나라도 있어야지 않나라는 생각이 살짝 있었어요.

광주에 7천 원짜리 백반이면 상다리 부러지는데... 쨌든 식사는 무사히 마쳤고요.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배낭 짐을 최대한 줄여보려고 해도 무겁더라고요.

자연경관이 너무 아름다워서 기분 좋게 걸었던 하루였습니다.

뭐랄까 발이 안 아픈 건 아니었는데 텐션이 잘 오르는 하루였어요.

블루투스 스피커로 신나게 뚬칫뚬칫 걸으면서 국토대장정을 이어나갔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국토대장정 또 해볼 거야?라고 물으면

응 안 해^^ 절대 안해 한번이면 됐어 라고 답 할 것 같아요.

그만큼 인내의 시간 나 자신과의 싸움이 매일 매시간 매분마다 일어나거든요.

주저앉고 싶은걸 참고, 나보다 앞서가는 팀원과 발맞추기 위해 이 악물고 쫓아가고,

뒤처지는 팀원을 위해 속도를 늦추고 이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짧은 기간 안에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에게 국토대장정 시작하고 나서야 여자가 저 혼자인걸 밝혔어요...

가기 전에 말씀드리면 걱정하실까 봐 미리 알리진 못했죠.

아버지와 통화에서 쫌 힘들면 포기해~누가 시킨 것도 아니잖아~돌아와~

어머니는 거길 왜 가니~~ 여자 너 혼자면 가지 말지~~

이러셨어요. 저는 대답했죠. 조용히 응원이나 해주세요.

물론 부모님의 걱정 어린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세상이 아직 흉흉하기도 하고 다 큰 딸이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때문에 그러셨겠죠?

하지만 만약 저라면 제 딸에게 호신용품을 챙겨주면 챙겨줬지 포기하란 말은 절대 하지 않았을 거예요

너는 뭐든 할 수 있고,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걸 알려줄 거예요.

국토대장정을 시작하면서 여러 안부 인사가 왔는데 많이들 춥지 않냐고 하셨는데,

아직 낮은 햇볕이 강하기도 하고 계속 걷다 보면 땀도 많이 나서 딱히 춥다..!라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아침저녁으로만 한 겹 정도 더 입으면 되겠더라고요.

(동영상)

이렇게 없는 길을 만들어서 가보기도 했답니다ㅎㅎ

바로 오른쪽이 도로인데 풀숲으로 안 가면 뺑 돌아가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했습니다.

나뭇가지를 밟고 가야 하는데 무릎이 안 올라가더라고요 ㅠㅠㅠㅠ진짜 하반신 고장 난 줄 알았어요​

 

 

저기 한번 지나가니깐 발에 가시 박힌 것처럼 이렇게 옷에 다 붙어있더라고요ㅋㅋㅋ

 

 

엄~~~ 청 걷다 보니 경기도 여주와 작별인사를 하고, 강원도 원주시를 살짝 경유? 거쳐서 갔습니다ㅎㅎ

원주 동네 하나로 마트에서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사 먹었지요

 

 

다 같이 어묵도 먹고ㅎㅎ 잠깐 쉬었다가 다시 출발!! 했습니다!!

마을이나 사람들 지나다니는 곳에서는 후다닥 마스크 썼고

아무도 없는 종주 자전거길에서만 벗고 걸었는데 마스크 벗는 게 왜 이리 좋은지...

 

강원도 원주는 살짝 스쳐 지나갔죠?ㅋㅋ

이제 충주로 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말 너무너무 너무 힘들었어요!!! 힘들다는 글 보고 싶으시지 않겠지만 4일밖에 안됐는데 눈이 뒤집어질 것처럼 걷고 있어요. 그래도 전 포기 안 할 거예요!!!

사진이 처음보다 더 깨끗해진 것 같지 않나요?ㅋㅋ

네이버 블로거 @여행가 두목 괭이 님이 보정법 알려주셔서 참고했답니다

근데 순서는 뒤죽박죽 돼버렸어요😬😬

여러분 우리나라가 이렇게 예쁩니다!!! 정말!! 사랑한다 대한민국!! 전 국뽕 지향이에요ㅋㅋㅋㅋ

이 쭉 뻗은 길만 두 시간 걸은 것 같은 건 기분 탓이 아니라 팩트,,,,,

​귀여운 동물들도 많이 만났어요!

너무 슬픈 건 아픈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는 거였어요.

고양이 커뮤니티에 올리는것외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이건 오늘 슬픈 일이었어요.

삼성 헬스로 보니 63680 보나 걸었네요

낮에 열심히 걸었던 탓인지 마지막 4km 남았을 때는 정말 의지대로 움직이지도 않더라고요. 다른 팀원분들이 으싸으쌰해주셔서 그나마 힘을 낼 수 있었어요. 마지막 큰 언덕을 넘을 때는 흐느끼면서 걸었어요.

내가 이걸 왜 시작해서 이렇게 힘들게 해야 할까 이런 생각으로 눈물 흘리는 게 아니라 내 맘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에 화가 남과 미안함이 동시에 왔고, 듣고 있는 노래들에 감정이입도 있었고, 이 멋있는 걸 해내고 있는 나 자신이 뿌듯한 모든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아요.

절대 도착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충주시 양성면까지 도착했습니다!!! 점심을 그냥 편의점 음식으로 때워서 모두가 허기진 상태에서 근처 삼겹살 집으로 향했습니다.

 

 

삼겹살을 시켰는데 냉동 삼겹이 나오는 건 왜 때문이죠?

근데 너무 배고파서 물어보는 것도 까먹고 허겁지겁 먹었답니다ㅎㅎ삼겹살 진짜 꿀맛!!!👍👍

걸어서 국토대장정 오늘의 결과입니다.

스트라바를 늦게 켜서 약 40킬로를 걸었다고 보고

쉬는 시간 포함하여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걸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 안타깝게도 여정을 함께하던 팀원 한분이

다리 통증으로 국토대장정 중단 결정을 내리셨어요.

모두 끝까지 함께 가고 싶었지만 선택을 존중해드렸어요.

병원 가서 치료도 받으시고 일상으로 복귀하시겠지만 도전하신 것만으로도 대단하십니다!!

 

전 유재석 짤을 남기고 근육이완제와 진통제를 먹고 잠에 빠질 거예요.

이걸 쓰는 지금도 비몽사몽 하네요.

내일을 위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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